오랜만에 곰플레이어를 다시 열었다. 가볍고 빠르다는 옛 말이 아직도 통한다는 느낌이지만, 예전과 똑같은지 확인하려고 사용하는 순간은 조금 다르다. 한 번 켜면 바로 영상 재생이 시작되고, 자잘한 불편함이 큰 문제로 이어지지 않는 점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자체 코덱 내장 기능은 과거 큰 강점이었다. AVI나 MKV 등 다양한 포맷이 거의 문제없이 열리던 시절의 기억이 있다. 지금은 VLC나 PotPlayer 같은 오픈소스 플레이어가 보편화되어 있어 곰플레이어의 코덱 내장은 기본 옵션에 머무르는 느낌이다. 여전히 안정적으로 작동하지만, ‘코덱 걱정 없이 바로 재생’이라는 쉬운 선택지는 다른 대안들에 밀려난 감이 있다.
자막 싱크 조절은 편하다. 버튼 한두 번으로 앞뒤로 아주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어, 자막이 화면에 늦거나 빨리 뜰 때가 많은 상황에서 유용하다. 다만 이 편리함이 먼저 눈에 띄기 전에 광고가 먼저 나온다는 점은 실사용에서 거슬린다. 자동 실행되는 배너나 팝업 광고가 영상 시청 전 기분을 가볍게 흔들어 놓는다.
스킨 커스터마이징은 예쁘다. 밝고 심플한 분위기나 어둡고 시크한 분위기도 쉽게 바꿀 수 있다. 다만 디자인 감각이 다소 옛날 느낌이라, 요즘의 미니멀한 트렌드와는 어울리기 어렵다. 사용자가 취향에 맞게 꾸미려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360도 영상 지원은 여전히 흥미로운 기능이지만 자주 쓸 일은 많지 않다. 마우스로 화면을 돌리면 몰입감이 확실해지지만, 그때마다 시스템 리소스를 조금 더 필요로 한다. 실제로는 일반 재생에 비해 무게가 느껴지는 경우가 많아, 가볍게 화면만 보는 용도에선 불필요하다고 느낄 수 있다.
핫키 시스템은 실용적이다. 재생 정지, 되감기, 자막 싱크, 음량 같은 핵심 기능을 단축키로 빠르게 조작할 수 있다. 설정 창은 기능이 많아 처음 보는 사람에겐 복잡하게 느껴진다. 초보자 친화성과 고급 제어 사이의 간격이 조금 크다.
결정적으로 곰플레이어의 강점은 영상 재생에 집중한다는 의도다. 화려함을 최소화하려는 방향은 여전하고, 콘텐츠를 편하게 즐기려는 마음은 여전히 남아 있다. 다만 광고가 늘어나고, 최신 플레이어들과의 기능 격차를 체감하게 되면 선택지가 넓어지는 게 현실이다. 광고 없이 깔끔한 재생을 원한다면 VLC나 PotPlayer 같은 대안이 더 낫다.
필요할 때만, 정말 영상 재생이 잘 안 될 때만 사용해보자. 추억은 남겨두되 지금의 상황에 맞는 선택을 하는 게 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