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격증이 뭐라고 이렇게 복잡한지 모르겠다
최근 뉴스에서 연천군수 선거 관련해서 AICPA 경력 논란이 터지는 걸 보면서 왠지 모를 씁쓸함이 들었다. 사실 이 바닥 생리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시험 합격’과 ‘라이선스 보유’가 다르다는 걸 대충은 알지 않나. 그런데 정치를 하시는 분들 사이에서는 이게 무슨 대단한 허위 사실 공방처럼 번지는 걸 보면서, 일반인들에게 이 시험이 얼마나 생소한 영역인지 다시 한번 실감했다. 나도 예전에 친구가 경영학과 자격증으로 회계사 시험 준비한다고 할 때, 그냥 ‘어, 그래 열심히 해’라고 말했던 게 전부였으니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실무 경력부터 주 정부 등록까지, 단순 시험 합격 이후에 챙겨야 할 뒤처리가 더 산 넘어 산이라는 걸 그때는 몰랐다.
집 근처 1인실 기숙학원을 고민하던 시절
공부 좀 해보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제일 먼저 알아본 게 사실 환경이었다. 집에서는 도저히 집중이 안 돼서 1인실 기숙학원까지 기웃거렸으니까. 그때 한 달에 대략 150만 원에서 200만 원 정도 하는 비용을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경제학원론 책 한 권 옆구리에 끼고 독서실 의자에 앉아 있으면 내가 뭐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긴 하지만, 사실 현실은 그냥 매일 반복되는 계산 문제와의 싸움뿐이다. 리더십 강의나 경영학 책을 읽으며 동기부여를 하려 해도, 눈앞에 쌓인 세무회계 1급 관련 자료들을 보면 금세 정신이 아득해진다. 세무회계라는 게 참 묘해서, 처음엔 재밌다가도 어느 순간 내가 뭘 위해 이 숫자를 더하고 빼고 있나 싶어질 때가 있다.
4,494명의 응시자와 나의 거리
얼마 전에 공인회계사 2차 시험 응시자가 4,494명이라는 기사를 봤다. 경쟁률이 3.9대 1이라던데, 이게 적은 건지 많은 건지 사실 체감이 잘 안 된다. 그냥 시험장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뒷모습만 봐도 다들 비장해 보이니까. 사실 한국 CPA와 미국 CPA는 준비 과정부터 성격이 많이 다르다. AICPA는 주 정부마다 제도가 다르고, 시험 합격 후에 실무 경력을 채우는 게 필수적인 코스라 들었다. 기사에서처럼 단순히 ‘합격’했다는 말 하나로 공방이 오가는 걸 보면, 정작 공부하는 사람들은 억울할 법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군대 문제 때문에 입영 연기 상담을 받아본 적이 있는데, 시험 접수 기간이라는 게 참 야속하게도 내 마음대로 일정이 딱딱 맞춰지는 게 아니더라.
준비하는 과정에서의 소모적인 감정들
시험이라는 게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사람을 참 피 말리게 만든다. 공부하면서도 ‘이걸 따면 진짜 뭐가 바뀌긴 할까?’라는 의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을 때가 많다. 기사에 나온 후보들처럼 누가 옳고 그르냐를 따지기보다는, 그저 각자의 위치에서 묵묵히 라이선스를 위해 실무 경력을 쌓고 서류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노고가 더 눈에 들어오는 건 왜일까. 그냥 남들처럼 평범하게 직장 다니면서 틈틈이 공부하는 게 정답인지, 아니면 아예 올인해서 기숙학원으로 들어가는 게 나은지 아직도 답을 못 내렸다. 사실 정답이라는 게 없는 문제일지도 모른다.
공부는 결국 혼자 남겨지는 일
결국 공부라는 건 남들이 뭐라 하든, 기사에서 정치인들이 뭐라고 싸우든, 나는 내 책상 앞에 앉아 있어야 끝나는 일이다. 얼마 전에 샀던 경제학원론 책 표지가 닳아가는 걸 보면서, 나중에 이 시간이 어떻게 기억될지 궁금해졌다. 아마 그때는 지금 겪는 이 사소한 고민들이 별거 아니었겠지 싶으면서도, 지금 당장은 이 세무회계의 늪에서 어떻게든 빠져나가고 싶은 마음뿐이다. 시험 합격과 자격증 취득 사이의 그 미묘한 차이만큼이나, 내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도 참 좁혀지기가 쉽지 않다. 일단 오늘은 이만 정리하고 자야겠다. 내일 또 새벽같이 일어나서 책을 펴야 하니까.
시험 합격 후 뒤처리에 대한 생각, 씁쓸하네요. 저도 비슷한 고민 없이 시험 준비를 지켜봤던 경험이 있어서, 그 점이 더 안타깝게 느껴졌어요.
경제학원론 책 표지가 닳아가는 모습이 딱 그랬어요. 시험 합격 이후에 남는 일들이 정말 많다는 게 느껴지네요.
세무회계 1급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숫자 계산 자체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는 느낌이 자주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