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에는 이게 진짜 돈이 될 줄 알았다
한동안 블로그에 체험단이나 제휴 마케팅 글을 올리면 쏠쏠한 용돈벌이가 된다는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참 많이 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좀 의심했다. 그냥 사진 몇 장 찍고 글 좀 끄적이면 누가 돈을 준다는 거지? 싶었다. 그래도 당장 나가는 고정비는 있고, 마침 한 달 정도 여유 시간이 생겨서 속는 셈 치고 시작해 보기로 했다. 처음 가입한 사이트는 ‘르뷰’였는데, 제품을 무료로 제공받고 정성스럽게 후기를 남기면 된다고 했다. 막상 시작해보니 생각보다 사진 찍는 게 일이더라. 예쁘게 세팅하고 빛 조절하고, 포토샵으로 보정까지 하려니 밥 먹기 전에 사진부터 찍느라 음식이 다 식기 일쑤였다. 제품 하나 받아서 리뷰 하나 올리는데 사진 찍고 글 다듬는 시간까지 합치면 대략 3시간은 족히 걸렸다. 이게 과연 시급으로 따지면 얼마인지 계산해보게 되는데, 2만 원짜리 제품 받자고 이러고 있나 싶은 회의감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체험단과 원고료 알바 사이의 묘한 간극
체험단만 하다 보니 조금 더 확실한 수익이 욕심나서 소위 말하는 ‘포스팅 알바’라는 걸 기웃거렸다. 건당 원고료를 준다는 곳들을 찾았는데, 이게 진짜 사람 피 말리는 일이다. 가이드라인이 어찌나 깐깐한지, 키워드를 정해진 횟수만큼 넣어야 하고 사진도 특정 위치에 배치해야 한다. 거의 광고 문구 짜깁기 수준이라 내 블로그가 점점 광고판이 되어가는 게 눈에 보였다. 특히 업체 쪽에서 보내주는 가이드가 너무 기계적이라 글을 쓰면서도 내가 이걸 왜 쓰고 있나 싶다. 한 달에 30만 원 정도 벌어보겠다고 시간 쪼개서 키보드를 두드리는데, 나중에 보니 이 시간에 차라리 교차로 같은 데 올라온 단기 알바를 나가는 게 정신 건강에는 훨씬 나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정작 내 일상 기록은 사라지고 텅 빈 광고글만 남은 블로그를 보면 기분이 좀 묘하다.
50대 주부나 투잡러들이 몰리는 이유
주변을 봐도 50대 주부님들이나 직장 다니면서 투잡으로 블로그를 하려는 분들이 많다. 다들 하는 말이 비슷하다. 퇴근하고 나서 혹은 아이들 학교 보내고 나서 자투리 시간에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인데, 사실 그 ‘자투리 시간’이라는 게 확보하기가 생각보다 어렵다. 나도 처음에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말이 참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이게 장소만 자유롭지, 사실상 24시간 언제든 연락이 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따라온다. 업체 측에서 급하게 수정 요청이라도 들어오면 저녁 먹다가도 노트북을 펴야 한다. 배달의민족이나 쿠팡 같은 데서 배달 알바 하는 분들이 오히려 시간 조절은 더 자유롭다는 이야기를 할 때가 있는데, 왠지 그 말이 요즘 들어 더 공감이 간다. 최소한 몸으로 뛰는 일은 일 끝나면 바로 퇴근이니까.
이제는 좀 지쳐서 그만둘까 고민 중이다
요즘은 그냥 개인적인 기록만 남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제휴 마케팅 링크 넣고 클릭 수 확인하느라 통계 페이지 들락거리는 것도 이제는 좀 지친다. 누군가는 블로그로 큰 수익을 냈다고 자랑하지만, 그건 아마 상위 1%의 이야기일 거다. 나처럼 평범하게 글 좀 쓰다가 운 좋으면 원고료나 받는 사람들에겐 스트레스만 쌓이는 구조다. 그래도 당장 생활비가 아쉬워서 이번 달까지는 신청해둔 체험단 몇 개만 더 하고 깔끔하게 손 뗄까 생각 중이다. 사실 관둔다고 해서 드라마틱하게 내 생활이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남의 제품 광고해주느라 내 시간을 갉아먹는 일은 없겠지. 고민만 계속하고 결정을 못 내리고 있는 내 모습도 참 한심하다 싶으면서도, 또 내일이면 새로운 체험단 모집 공고를 기웃거리고 있을 나를 생각하면 한숨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