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앰플리튜드라는 이름이 주는 혼란스러움
처음 업무 때문에 앰플리튜드(Amplitude)라는 툴을 접했을 때, 솔직히 음악 좀 한다는 사람들은 다들 멈칫할 것 같다. 나만 그랬나? 회사에서 데이터 분석 솔루션 도입하자고 얘기가 나왔을 때 나는 앰플리튜브(AmpliTube)를 말하는 줄 알았다. 기타 칠 때 쓰는 그 앰프 시뮬레이터 프로그램 말이다. 앰플리튜브 5를 써보려고 고민하던 차라 이게 웬 떡인가 싶었는데, 막상 미팅 들어가 보니 화면에 보이는 건 숫자들이 가득한 대시보드였다. 앰플리튜드와 앰플리튜브, 이름이 너무 비슷해서 입에 붙을 때까지 한참 걸렸다. 아직도 가끔 머릿속에서 두 개가 섞여서 동료한테 ‘기타 사운드 좀 만져보셨어요?’라고 말할 뻔한다.
데이터 전처리의 늪과 예기치 못한 시간 소요
사실 앰플리튜드 같은 툴이 좋다는 건 익히 들었다. 태블로(Tableau)도 써보고 이것저것 다 써봤지만, 초개인화 마케팅이니 뭐니 하면서 데이터를 쪼개다 보면 결국엔 전처리가 문제다. 그냥 깔끔하게 이벤트 로그만 딱딱 찍히면 얼마나 좋을까. 이번에 앰플리튜드 연동하면서 느낀 건데, 데이터를 제대로 쌓지 않으면 툴이 아무리 똑똑해도 그냥 비싼 쓰레기통이 된다는 거다. 우리 팀에서는 이벤트 이름 규칙 하나 정하는 데만 3일이 걸렸다. 나중에는 이게 맞나 싶어서 그냥 아무거나 찍고 넘어갔는데, 나중에 대시보드 들어가 보니 다 꼬여있더라. 수정하느라 야근을 얼마나 했는지 모르겠다.
생각보다 비싼 라이선스 비용의 압박
앰플리튜드 도입 비용 얘기가 나올 때쯤 회사 분위기가 살짝 싸해졌다. 이게 무료 버전도 있기는 한데, 솔직히 본격적으로 쓰려면 결국 돈을 써야 하는 구조다. 대충 들은 가격대가 몇백에서 천 단위까지 올라가는데, 이거 뭐 개인적으로 결제할 수준은 당연히 아니고 회사 법카로 긁어야 하는 금액이다. 에이비일팔공 같은 곳에서 컨설팅받으면서 라이선스 공급받는 게 낫다는데, 에이전트 연동이니 뭐니 옵션 붙다 보면 예산안 수정만 네 번은 해야 한다. 스트라이커라는 의료기기 회사가 다른 앰플리튜드(바스큘러 시스템즈)를 인수했다는 뉴스를 보고 엉뚱하게 우리 회사가 쓰는 앰플리튜드도 비싸지는 거 아닌가 하는 말도 안 되는 걱정도 해봤다.
툴보다 중요한 건 결국 기획자의 의도
사실 시계열 분석이니 뭐니 화려한 그래프를 띄워놓고 보고하면 다들 고개는 끄덕인다. 그런데 정작 ‘그래서 이게 우리 매출에 무슨 도움이 되는데?’라고 물어보면 입이 턱 막힌다. 앰플리튜드가 버튼 하나로 다 해결해 주는 건 아니니까. 처음에는 서베이 툴이랑 연동해서 고객 반응도 다 잡아내고, 초개인화 마케팅으로 매출을 몇 배로 뻥튀기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근데 막상 해보니 마케팅 자동화 툴이랑 연결하는 과정 자체가 일이다. 어떤 버튼을 누르면 브레이즈(Braze)로 넘어가서 메시지를 쏘고, 다시 앰플리튜드로 돌아와서 그걸 분석하고… 이런 흐름을 짜는 게 너무 복잡하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들
지금도 가끔은 그냥 구글 애널리틱스나 잘 쓸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앰플리튜드만큼 프로덕트 분석에 특화된 툴이 없다는 건 인정하는데, 매일 아침 출근해서 로그 깨진 거 확인하고 수정하는 게 내 일상인가 싶다. 누가 앰플리튜드 도입하면 데이터 분석이 쉬워진다고 했던가. 그냥 데이터를 들여다보는 창문 하나 더 생긴 거지, 분석 그 자체의 무게는 그대로다. 어제도 앰프 시뮬레이터 검색하다가 다시 앰플리튜드 대시보드 창 띄워놓고 멍하니 그래프 보는데, 내가 지금 뭘 분석하고 있는 건지 현타가 잠깐 왔다. 이 툴을 끝까지 잘 쓸 수 있을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그냥 일단은 돌아가니까 쓰고 있는 거랄까.
이벤트 이름 규칙 때문에 정말 골치 아팠던 경험이 있네요. 데이터 구조화 자체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어떤 툴이든 효과가 없다는 말씀,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