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세무회계 시험 보고 돌아오는 길에 든 생각

전산세무회계 시험 보고 돌아오는 길에 든 생각

시험장 앞의 묘한 긴장감

주말 아침부터 부랴부랴 챙겨서 시험장에 다녀왔다. 전산세무 1급 시험이었는데, 사실 공부를 완벽하게 끝내고 간 건 아니었다. 집 근처는 자리가 다 차서 지하철로 40분쯤 걸리는 낯선 학교로 배정받았다. 시험장 입구에 들어서니 다들 두꺼운 요약집을 마지막까지 들여다보고 있는데, 그 풍경을 보고 있으니 내가 준비한 게 너무 초라하게 느껴지더라. 괜히 나만 준비 안 된 상태로 여기 온 건가 싶어 입구에서 잠시 멈칫했다. 시험 접수비가 3만 원대였던가, 결제할 때는 별생각 없었는데 막상 시험지를 앞에 두니 그 돈이 아까워서라도 어떻게든 문제를 풀어내야겠다는 마음만 앞섰다.

전산세무회계 난이도와 현실적인 벽

문제지를 펼쳤는데 이론 문제는 생각보다 평이했다. 그런데 실무 프로그램에 들어가니까 머릿속이 하얘지더라. 케이렙 프로그램은 평소에 집에서 연습할 때도 가끔 꼬이면 답이 없었는데, 시험장에서 긴장하니까 평소에 안 하던 실수까지 겹쳤다. 특히 부가세 신고서 작성하다가 공급가액 입력을 잘못해서 처음부터 다시 뒤지기 시작했다. 이게 한 번 꼬이니까 뒤에 나오는 소득세 문제까지 다 영향을 미치는 것 같고, 시간이 10분, 5분 이렇게 줄어드는 게 눈에 보이니까 손끝이 떨렸다. 전산회계 1급 때와는 차원이 다른 느낌이었다. 그때는 어찌어찌 넘겼는데, 이번엔 확실히 내 역량 밖의 문제들이 몇 개 섞여 있었다.

에듀윌 가답안 서비스와 그 이후

시험 끝나고 나오는데 다들 에듀윌 가답안 서비스 같은 거 확인하느라 바쁘더라. 나도 지하철 타자마자 휴대폰으로 확인해봤다. 채점해보니 아슬아슬하게 합격선 근처에 걸쳐 있거나 아니면 한 끗 차이로 떨어질 것 같다. 시험 후기 남기면 재경관리사나 ERP정보관리사 강의 쿠폰 준다고 해서 사이트 들어갔는데, 이게 지금 나한테 필요한 건지 아니면 그냥 자격증 욕심인지 모르겠다. 회계사 연봉이나 세무사 같은 전문직 이야기는 나랑은 먼 나라 이야기 같고, 당장 실무에서 써먹을 수 있는 자격증 하나 따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운 건지.

자격증이 전부일까 하는 의문

집에 돌아와서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데 왠지 모르게 허무했다. 합격하면 좋겠지만, 막상 자격증이 생기면 취업 시장에서 내가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까? 주변에서는 전산세무 1급 정도 있으면 어디든 들어간다고 하는데, 실무자들 이야기 들어보면 막상 가면 또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고 한다. 회계 법인이나 세무 사무소 쪽으로 아예 방향을 틀어야 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회사 다니면서 틈틈이 스펙용으로 하나씩 더 따야 하는 건지 결론이 안 난다. ISMS 인증심사원이나 보안 관련 자격증까지 공부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세상에 공부할 건 정말 끝도 없는 것 같다.

아직 풀리지 않은 숙제들

결국 이번 시험은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알 수 없을 것 같다. 가답안 맞춰봤을 때의 그 찝찝함이 아직 가시질 않는다. 시험장 나오면서 들었던 ‘이걸 왜 시작했을까’ 하는 생각과 ‘그래도 하나는 끝냈네’ 하는 마음이 반반 섞여 있다. 다음번에 만약 떨어진다면 다시 접수하고 또 40분씩 지하철 타고 가서 시험을 봐야 한다는 게 벌써부터 귀찮다. 그냥 자격증 종류만 늘어가는 것 같아서, 이게 나중에 내 이력서에 어떤 의미가 될지 아직 잘 모르겠다. 일단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회계 책은 좀 덮어두고 싶다. 내일부터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서 밀린 업무나 처리해야지.

댓글 3
  • 케이렙 프로그램 꼬이는 거 진짜 공감되네요. 평소 연습할 때도 꼬이는 거 없었는데 시험장에서 긴장하면 더 심각해지는 것 같아요.

  • 부가세 신고서 실수 경험, 정말 공감되네요. 특히 시험장에서 긴장하면 평소 실수가 더 잦아지는 부분도 저랑 비슷해서 그런지, 케이렙 프로그램 연습 팁 좀 공유하고 싶어서요.

  • 요약집 보면서 느껴지는 초라함, 저도 비슷했던 적이 있네요. 특히 실무 경험이 부족할 때 그런 감정을 더 크게 느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