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마케팅 업체에 맡겼다가 쓴 돈만 날린 이야기

무작정 마케팅 업체에 맡겼다가 쓴 돈만 날린 이야기

처음에는 다들 그렇게 시작하는 줄 알았다

블로그를 운영한 지 1년쯤 지났을 때였나, 방문자 수가 정체되니까 괜히 마음이 급해지더라고요. 남들은 네이버 블로그 노출이 되어서 협찬도 받고 수익도 낸다는데, 나는 왜 제자리걸음인가 싶어서요. 그러다 우연히 인스타마케팅이랑 네이버 검색 광고를 대신해준다는 광고 문자를 받았어요.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나 싶은데, 그때는 월 50만 원 정도면 내 블로그가 싹 바뀌어서 방문자가 수직 상승할 거라는 환상에 빠져 있었던 것 같아요. 업체 상담원 말은 정말 매끄러웠거든요. ‘핵심 키워드 추출’부터 ‘타겟팅 광고’까지 다 알아서 해준다고 하니, 글 쓰는 시간 외에는 마케팅 공부를 따로 안 해도 되겠구나 하는 안일한 마음이 컸죠.

실제로 마주한 건 공허한 숫자뿐이었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효과는 전혀 없었어요. 업체가 보내준 보고서에는 알 수 없는 그래프랑 용어들이 가득했는데, 정작 제 블로그 유입 경로는 대부분 ‘기타’로 찍히더라고요. 네이버 검색 광고 시스템을 직접 들여다보니까 업체가 설정해놓은 키워드는 제가 쓴 글의 본질과는 전혀 상관없는, 소위 말하는 ‘낚시성’ 검색어들뿐이었어요. 화장품 광고를 한다면서 정작 뷰티랑은 거리가 먼 키워드에 CPC를 높게 잡아두었더라고요. 클릭은 발생했는데 구매로 이어지기는커녕 체류 시간도 10초가 채 안 됐어요. 오히려 블로그 지수만 떨어진 느낌이랄까. 괜히 내가 쓴 정성스러운 글들에 이상한 광고 배너들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걸 보니 마음이 불편해서 며칠 동안 글을 안 올리기도 했네요.

업체와의 실랑이 끝에 남은 건 회의감

한 달 계약이 끝나갈 무렵에 업체에 항의를 했어요. 유입은 늘었는데 왜 실제 반응은 없느냐고 물었더니, ‘자연스러운 유입 과정입니다’라는 기계적인 답변만 돌아오더라고요. 그 돈이면 차라리 직접 네이버 검색 광고를 공부해서 키워드 단가를 조정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었죠. 사실 그때 썼던 비용 50만 원이면 괜찮은 사진 촬영 장비를 샀거나, 내가 진짜 쓰고 싶은 화장품들을 여러 개 사서 직접 리뷰를 썼을 텐데 말이에요. 남의 손에 내 콘텐츠의 방향성을 맡기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그때 뼈저리게 느꼈어요. 전문적인 마케팅 업체라고 해서 다 우리 블로그를 고민해주는 건 아니더라고요.

데이터 분석이라는 말이 주는 묘한 거리감

업체에서 강조하던 ‘데이터 기반의 최적화’라는 말이 참 공허하게 느껴졌어요. AI 기반으로 키워드를 뽑고 타겟을 잡는다는데, 막상 그 결과물은 사람이 읽기에 너무 딱딱하고 어색했거든요. 블로그라는 게 결국 사람이 사람에게 보여주는 기록인데, 너무 수치적인 것만 쫓다 보니 글 자체의 온기가 다 빠져나간 기분이었어요. 지금은 그냥 내가 쓰기 편한 글, 내가 궁금했던 정보 위주로 다시 조금씩 채우고 있어요. 협찬은 여전히 가끔 들어오지만, 이제는 무리하게 광고형 포스팅을 하지 않아요. 그때의 실패가 비싼 수업료였다고 생각하려 해도, 가끔 정산된 계좌 잔액을 보면 왠지 모르게 한숨이 나오곤 하네요.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달라졌을까

주변에서는 요즘 인스타마케팅 안 하면 바보라고 하지만, 사실 본질은 변하지 않는 것 같아요. 남이 대신해주는 홍보보다 내가 꾸준히 쌓아온 콘텐츠가 훨씬 더 힘이 세다는 걸 뒤늦게 깨달은 거죠. 물론 지금도 네이버쇼핑 검색 결과에서 상위에 있는 상품들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막상 내가 그렇게 기계적인 상위 노출에 매달리다가 블로그의 본질을 놓쳐버렸던 그 기억 때문에, 다시는 업체에 의존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어요. 여전히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이 내 글을 읽어줄까 고민은 하지만, 이제는 그 고민의 답을 마케팅 업체가 아닌 내 노트북 안에서 찾으려고 노력 중이에요. 아마 이 불안함은 블로그를 계속하는 한 계속 안고 가야 할 숙제 같은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댓글 1
  • 데이터 분석 자체는 중요하지만, 블로그 글의 ‘온기’가 사라진 건 정말 안타깝네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블로그 글은 단순히 숫자를 넘어 독자와의 소통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