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60조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이나 딜라이브의 CTV 플랫폼 확장 소식을 접하면서 문득 드는 생각은 ‘결국 규모와 효율의 싸움’이라는 점입니다. 우리 같은 개인 사업자나 작은 규모의 팀에게는 60조짜리 프로젝트는 먼 나라 이야기 같지만, 마케팅 전략을 짤 때 부딪히는 실무적 고민은 사실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최근 많은 사장님이 네이버검색광고시스템을 활용한 마케팅과 현금 흐름을 확보하기 위한 에이블리나 쿠팡 선정산 서비스를 두고 갈팡질팡하는 것을 자주 봅니다.
제가 작년에 처음 이커머스 매출을 일으키면서 가장 크게 실수했던 부분이 바로 마케팅 비용과 선정산 수수료 사이의 밸런스였습니다. ‘팔릴 때 광고를 더 태우자’라는 생각으로 광고비를 과하게 썼는데, 막상 정산 주기가 돌아오지 않아 현금이 묶이니 물건을 사입할 돈이 없는 상황이 오더군요. 결국 쿠팡 선정산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었는데, 예상보다 수수료율이 꽤 뼈아팠습니다. 이게 책이나 강의에서 말하는 ‘레버리지’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에서는 그냥 ‘마진 깎아 먹기’에 불과했습니다.
이 지점에서 전문가들이 하는 말과는 조금 다른 제 경험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이들이 마케팅을 할 때 ‘최적화된 키워드’만 찾으려 합니다. 네이버검색광고시스템에서 입찰가를 조정하며 0.1원 단위로 싸우는 것이죠. 그런데, 실제로 마케팅 현장에 있어 보면 시스템적인 효율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금 흐름의 속도’입니다. 광고는 돈을 쓰면 바로 소진되는데 매출이 정산되어 들어오는 데는 최소 30일에서 최대 60일이 걸립니다. 여기서 발생하는 시간 차가 사업의 명운을 가릅니다.
여기서 CTV(커넥티드TV) 마케팅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습니다. 요즘 딜라이브 같은 기업들이 CTV 광고를 대대적으로 밀고 있는데, 과연 우리 같은 소상공인에게 유의미할까요?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 당장 매출이 급한 분들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CTV는 브랜딩에는 확실히 도움이 되지만, 당장 오늘 내일 매출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네이버 파워링크가 훨씬 정직합니다. 저도 처음엔 멋있어 보여서 브랜딩 광고를 시도했다가 몇 주 동안 통장 잔고가 바닥을 치는 경험을 했습니다. 이게 바로 이 바닥에서 흔히 발생하는 함정입니다.
또한 선정산 서비스에 대해서도 신중해야 합니다. 선정산은 ‘마약’과 비슷해서 한번 맛을 들이면 매달 정산 예정액을 담보로 돈을 빌려 돌려막는 형태가 되기 쉽습니다. 저도 한동안 그랬습니다. 매출은 나는데 손에 쥐는 돈은 없는 상황, 다들 아시죠? 이게 제가 겪은 가장 뼈아픈 실패 사례입니다. 광고비는 마케팅비로 분류하지만 선정산 수수료는 사실상 ‘금융 비용’인데, 마케팅 효율 계산할 때 이걸 빼놓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결국 우리가 내릴 수 있는 판단은 매우 조건부입니다. 마진율이 30%를 넘지 않는다면 선정산을 쓰면서까지 공격적으로 광고를 집행하는 것은 도박에 가깝습니다. 반대로 마진율이 확보되어 있고 재고 회전이 빠른 모델이라면 과감하게 광고비를 태우고 선정산을 활용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세상 일이라는 게 계획대로만 되지는 않더군요. 어떤 날은 예상치 못한 플랫폼 정책 변화로 광고 효율이 반토막 나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이유 없이 매출이 튀기도 합니다.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무조건적인 확신을 가지고 광고 예산을 짜는 건 정말 위험합니다.
이 글은 광고로 대박을 치고 싶은 분들에게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매달 정산 주기와 마케팅 예산 사이에서 잠 못 이루는 분들, 이제 막 사업의 구조를 고민하기 시작한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반대로, 이미 자본력이 충분해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브랜딩을 하려는 분들은 이런 마이크로한 현금 흐름 고민보다는 데이터 기반의 퍼포먼스 마케팅에 더 집중하시는 게 맞습니다.
현실적으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건 딱 하나입니다. 이번 달 매출 정산 내역을 엑셀에 띄워놓고, 내가 광고비로 쓴 돈과 선정산 수수료로 나간 돈을 합쳐서 실제 ‘영업이익’이 얼마인지 계산해보는 것입니다. 생각보다 남는 게 없어서 놀라실 수도 있습니다. 그게 시작입니다. 그 뒤에야 광고 예산을 늘릴지, 아니면 채널을 줄일지 결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모든 데이터가 항상 정답을 말해주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의 성격은 파악해야 하지 않을까요.
정산 내역부터 엑셀에 정리하는 게 핵심인 것 같아요. 매출이 바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하는 부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