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회계 1급 인강을 결제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후회했다

전산회계 1급 인강을 결제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후회했다

시작은 야심 차게 10만 원을 결제했다

작년 이맘때쯤이었나, 갑자기 통장 잔고 관리에 회의감이 들면서 뭔가 숫자를 다루는 자격증 하나는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서 전산회계 1급 정도는 따두면 어디든 써먹는다는 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 고민 끝에 해커스 금융 인강을 결제했다. 가격은 대략 10만 원 조금 넘는 수준이었던 것 같은데, 당시에는 이 정도 돈을 투자해서 연봉을 높이거나 이직을 할 수 있다면 싼 거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결제 버튼을 누를 때까지만 해도 노트북 앞에 앉아서 열정적으로 공부하는 내 모습을 상상했다. 그런데 막상 로그인을 하고 나니 강의 목록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어서 시작하기도 전에 숨이 턱 막혔다.

노트북 화면 속의 분개와 전표

첫 강의를 틀어놓고 멍하니 화면만 바라보는 시간이 많았다. 강사님은 열정적으로 분개 처리에 대해 설명하시는데, 내 머릿속은 이미 딴생각으로 가득 찼다. 전산회계 2급 난이도는 좀 쉽다고 해서 1급부터 바로 시작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진도가 안 나갔다. 특히 차변과 대변을 나누는 그 단순한 과정이 왜 이렇게 헷갈리는지 모르겠다. 인강을 1.5배속으로 틀어놓고 보는데, 90분짜리 강의를 다 듣고 나면 정작 내가 이해한 건 10분 정도 분량인 것 같았다. 집중력이 문제인지 아니면 내 적성이 애초에 회계와 안 맞는 건지 고민하다가 창밖만 내다보는 날이 늘어갔다.

쏟아지는 민간 자격증 광고와 혼란

공부를 좀 해보려고 검색창에 이것저것 입력하다 보면, 자꾸 이상한 광고들이 튀어나왔다. 90분 인강만 들으면 합격한다는 민간 자격증 광고들이었는데, 볼 때마다 마음이 흔들렸다. ‘아니, 이렇게 어려운 전산회계 1급 말고 그냥 이름도 모르는 자격증이나 딸까?’ 하는 유혹이 들었다. 물론 전산회계가 국가공인 자격증이라는 건 알지만, 사무자동화산업기사나 세무회계 3급 같은 다른 자격증들과 비교해보면 공부 양이 너무 차이 나는 것 같아서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시험 일정이 4월 초라는 소식을 보고 마음만 더 급해졌다.

무료 인강과 박쌤의 존재

공부하다가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부분들을 유튜브로 검색하다 보니 박쌤 전산회계 무료 인강이라는 걸 알게 됐다. 처음부터 이걸 알았더라면 그렇게 돈을 들이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물론 내가 결제한 강의가 훨씬 체계적이긴 했지만, 박쌤 강의가 오히려 머리에 쏙쏙 박히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유료 강의는 뭔가 ‘제대로 배워야 한다’는 압박감이 심한데, 무료 강의는 가볍게 듣다가 놓치면 다시 보면 된다는 마음가짐 때문인지 마음이 훨씬 편했다. 결국 나는 유료 인강을 띄워놓고 보다가 막히는 부분만 무료 강의를 찾아보는 기이한 방식으로 공부를 이어갔다.

합격이라는 목표는 여전히 먼 산

여전히 전산회계 1급 자격증 취득은 내 책상 위에 숙제로 남아 있다. 시험 접수를 해놓고도 공부가 덜 된 것 같아서 취소할까 고민하는 시간이 더 길다. 남들은 벼락치기로 한 달 만에 땄다느니 하는데, 나는 벌써 몇 달째 제자리걸음이다. 인사실무나 급여관리 같은 걸 배우면 나중에 취업할 때 도움이 된다는 컨설팅 문구도 이제는 별로 와닿지 않는다. 그저 전표 입력하다가 오류 메시지 뜨지 않고 한 번에 저장되는 그 순간을 경험하고 싶을 뿐이다. 오늘도 노트북을 켜고 전산회계 프로그램 로그인 화면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다가 그냥 닫아버렸다. 내일은 좀 다를까 싶지만, 아마 내일도 똑같을 것 같다.

댓글 4
  • 차변 대변이 그렇게 헷갈릴 줄은 몰랐네요. 유튜브로 검색하면서 박쌤 강의를 찾은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 차변과 대변이 정말 헷갈리네요. 저도 처음 공부할 때 같은 방식으로 느껴봤어요.

  • 10만 원이나 투자했는데, 광고에 휩쓸려서 그렇게 된 건 정말 안타깝네요. 제가 생각할 때, 목표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세분화하는 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 차변과 대변이 계속 헷갈려서 답답하네요. 저도 처음 공부할 때 비슷한 감정을 느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