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은 그저 소소한 부업을 향한 호기심이었다
지나가다 보면 컴퓨터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광고가 참 많다. 처음에는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퇴근하고 나서 집에서 넷플릭스만 보고 있자니 뭔가 좀 허전하고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무작정 검색을 시작했다. ‘집에서 돈 벌기’ 같은 검색어를 넣으면 나오는 수많은 리워드 앱이나 CPA 마케팅 광고들. 처음엔 이런 게 정말 수익이 되는지 궁금했다. 어떤 곳은 사업자 DB를 활용하면 수익이 쏠쏠하다고 하고, 또 어떤 곳은 인스타를 예쁘게 꾸미기만 해도 제휴 링크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했다.
생각보다 훨씬 번거로운 마케팅의 세계
결국 인스타그램 계정을 하나 새로 파서 소위 말하는 ‘제휴 마케팅’이라는 걸 시도해 보기로 했다. 대구 광고 회사에서 올린 것 같은 글들을 보면서 나름대로 따라 해 보려고 노력했다. 사람들이 클릭할 만한 광고 문구를 고민하고, 사진을 적당히 편집해서 올리는 일. 생각보다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 단순히 사진 한 장 올리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내 링크를 타고 들어와서 결제까지 이어져야 수익이 나는 구조인데 이게 정말 쉽지 않다. 사실 인스타 꾸미기 자체가 나랑 안 맞는 것 같다는 생각도 자꾸 들었다. 예쁜 피드를 만들기 위해 사진 배치 고민하다 보면 한 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매일 울리는 광고 전화의 정체
이런 활동을 조금 하다 보니 여기저기서 연락이 오기 시작한다. 물론 대부분은 마케팅 업체들이다. 한 번은 국민카드 관련 번호라면서 전화가 왔는데,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정작 공식 번호인지도 확실하지 않더라. 카드나 보험 제휴 마케팅을 하려는 곳에서 내 정보를 어디서 알았는지 계속 연락을 돌리는 모양이다. 이런 전화를 몇 번 받고 나니 현타가 크게 왔다. 내가 이러려고 내 개인 시간을 써가면서 이 고생을 하고 있나 싶은 생각. 30만 건의 리뷰를 분석해서 마케팅에 활용한다는 기사를 보면서 대기업은 데이터를 이렇게 활용하는구나 싶다가도, 나 같은 개인이 이런 시장에 발을 들이는 게 얼마나 계란으로 바위 치기인지 새삼 실감했다.
현실적인 정산과 미묘한 수익의 굴레
수익이 아예 안 나는 건 아니었다. 아주 적은 금액, 그러니까 커피 한 잔 값 정도는 벌린다. 그런데 이걸 위해 쏟은 내 시간과 전기세, 그리고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이게 과연 남는 장사인가 싶다. NH농협은행 여행 적금 같은 금융 상품 제휴나, 트래블월렛과 키움증권의 협업 사례처럼 거창한 전략적 제휴를 기사로 읽을 때는 뭔가 멋있어 보였는데, 내가 하는 건 그냥 밑바닥에서 광고 링크 하나 클릭하게 하려고 애쓰는 정도니까. 사실 처음 시작할 때 썼던 시간 대비 수익률을 계산해 보면 최저임금에도 한참 못 미친다. 결국엔 내가 내 시간을 너무 싸게 팔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아직도 풀리지 않은 숙제
요즘은 그냥 손을 놓고 있다. 인스타 계정은 방치되어 있고, 가끔 들어와서 확인만 한다. 정말로 컴퓨터 하나로 편하게 돈을 버는 사람들이 있긴 한 걸까. 아니면 내가 그저 마케팅 업체의 잠재적인 고객으로만 이용당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어닝 서프라이즈를 낸 카카오나 네이버 같은 기업들이 수천억씩 쓰면서 AI 에이전트와 마케팅에 목을 매는 이유를 이제야 아주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다. 결국 플랫폼은 자기 생태계 안에서 사람들을 돌게 만들고, 나는 그 생태계의 아주 작은 부품 하나를 굴리려다 지쳐버린 꼴이다. 다음번에 다시 이런 시도를 하게 된다면, 그때는 조금 더 확실한 목적을 가지고 시작해야 할 텐데, 사실 다시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아마 이대로 서서히 잊히지 않을까 싶다.
인스타 피드 꾸미는 데 시간을 너무 많이 투자하니까, 저처럼 시간 관리가 힘든 사람들은 금방 지치겠더라고요.
사진 편집하는 데 시간을 너무 많이 투자하니까, 본인에게 맞는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