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기롭게 시작한 마우스 스위치 교체
발로란트를 하다가 갑자기 클릭감이 너무 묵직하게 느껴지는 거다. 남들은 다 지슈라2가 최고라는데, 나만 뭔가 손가락이 아픈 느낌? 그래서 마우스 좀 만진다는 커뮤니티를 기웃거렸다. 거기서 보게 된 게 옴론 재팬이나 카이롱 퍼플 같은 스위치들이었다. 특히 DMP-1101 NANO 같은 것들이 언급되길래, 그래 이거다 싶었다. 내 손에 맞는 클릭압을 찾으면 티어가 올라갈 것 같은 그런 멍청한 확신이 들었다.
뜯어보니 생각보다 훨씬 복잡했다
문제는 내가 납땜 초보라는 거다. 그냥 나사 몇 개 풀면 툭 튀어나올 줄 알았던 메인 기판이 꽤나 끈질기게 붙어 있었다. 지슈라2 하판을 열 때부터 이미 땀이 나기 시작했다. 피트 벗겨내는 것도 일이고, 내부 나사는 왜 이렇게 작은 건지. 돋보기까지 꺼내 들고 끙끙대는데, 옆에서 보던 가족이 왜 마우스를 분해하고 있냐고 한심하게 쳐다보더라. 그때 이미 멈췄어야 했다. 원래 1~2만 원 정도면 사설 업체에 맡길 수 있는 작업이었는데, 내가 굳이 장비를 사고 스위치를 따로 주문해서 이 고생을 하고 있는 게 맞나 싶었다.
스위치 적출 과정의 끔찍한 실수
인두기를 쥐고 기판에 가져다 댔는데, 마음처럼 납이 예쁘게 안 녹았다. 유튜브에서 볼 때는 다들 전문가처럼 슥슥 하던데, 왜 내 기판 주변은 그을음이 생기는 걸까. 특히 기존의 광학식 스위치를 빼낼 때는 정말 심장이 쫄깃했다. 패턴 하나만 나가도 몇십만 원짜리 마우스가 벽돌이 되는 거니까. 2시간 정도 지났을까, 드디어 기존 스위치를 다 빼내고 새로 산 스위치를 올렸다. 이때 느낀 해방감은 컸지만, 사실 그때 이미 손은 덜덜 떨리고 있었다.
다시 조립하는 게 일이었다
스위치를 납땜하고 다시 조립하는데, 나사가 하나 남더라. 분명히 다 꽂았는데 어디서 빠진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다시 다 분해했다가 조립할 엄두가 안 나서 그냥 책상 서랍 구석에 나사를 던져버렸다. 마우스 자체는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클릭감도 확실히 예전보다 부드러워졌다. 그런데 마음 한구석이 찝찝한 건 어쩔 수 없다. 게임을 할 때마다 ‘이게 과연 잘 연결된 건가’ 하는 불안함이 든다. ROAS 따지는 마케팅 업무보다 이게 더 신경 쓰일 줄은 몰랐다.
결국은 장비병이라는 결론
다 하고 나니 스위치 값에 인두기 세트까지 해서 거의 마우스 한 대 값은 쓴 것 같다. 이럴 바에는 그냥 적응하고 쓰는 게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친구들은 스위치 바꾸면 에임이 달라지냐고 묻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냥 클릭할 때 손가락이 덜 아픈 건 확실한데, 티어는 그대로다. 데이터판매 분석하는 리포트 볼 때보다 더 정밀한 작업을 한 것 같은데, 결과물은 그냥 그저 그런 마우스 하나다. 나중에 또 스위치가 고장 나면 그땐 진짜 고민 좀 해봐야겠다. 아마 다음에는 그냥 사설 업체에 맡기거나, 아니면 아예 새 제품을 사서 뜯지 않는 쪽을 선택하지 않을까 싶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했나 싶은 밤이다.
납땜 초보인 거 실화인가요?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망치만 만지작거렸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납땜 초보라서 그런가, 유튜브 영상만 보고도 이렇게 어려울 수가 없네요. 특히 광학식 스위치 제거할 때 심장이 쫄깃해지는 순간을 정말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