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에는 단순히 회사 다니면서 조금이라도 여윳돈을 벌어볼까 싶어서 CPA 마케팅이라는 걸 기웃거렸던 게 화근이었다. 사실 거창한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니고, 퇴근하고 유튜브 몇 개 보다 보니 재택 알바랍시고 올라온 광고들이 하도 많길래 그냥 한 번 해보자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그때 보였던 게 한국세무사회자격이나 회계관리2급교재 홍보 같은 것들이었는데, 사람들에게 자격증 정보를 알려주고 상담 신청을 받게 하면 건당 얼마씩 떨어진다는 구조였다.
무작정 시작한 블로그 포스팅의 늪
처음 시작할 때는 전산회계1급난이도나 공인회계사시험과목 같은 걸 정리해서 올리면 사람들이 막 클릭할 줄 알았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회계관리2급교재도 몇 권 빌려보고,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들을 긁어모아 나름대로 표도 만들고 정성껏 글을 썼다. 그런데 막상 글을 올려놓고 보니 조회수는 하루에 10명도 채 안 나오더라. 남들은 월 몇십만 원은 우습게 번다는데 나는 왜 이런가 싶어서 한 달 내내 퇴근하고 밤마다 씨름했다. 대략 한 달에 3만 원 정도 벌었나. 전기세가 더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회계사라는 직업의 무게와 나의 현실
조금 더 전문적인 내용을 써보겠다고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발표하는 CPA BSI 같은 자료도 들여다봤다. 경기실사지수가 어쩌고 하는 내용을 블로그에 녹여내려니 나중에는 이게 내가 부업을 하는 건지, 아니면 다시 대학생 시절로 돌아가 회계원리 공부를 하는 건지 헷갈리더라. 손해성 선생 같은 분들의 일대기를 읽으면서 대단하다고 느끼긴 했지만, 내 포스팅을 보는 사람은 그런 거창한 정보보다는 ‘그래서 세무사 학원 어디가 싼데?’ 같은 정보에만 관심이 있었다. 회계사 연봉이 높다는 소문만 믿고 덤벼드는 사람들을 상대로 내가 무슨 대단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상담 신청 링크만 열심히 박아 넣는 내 모습이 좀 서글프기도 했다.
생각보다 까다로웠던 상담 신청의 벽
가장 짜증 났던 건, 열심히 글을 써서 올렸는데 정작 상담 신청이 들어오고 나서도 이게 ‘유효’한지 ‘무효’인지 판정받는 과정이었다. 분명히 상담 신청자가 번호를 남겼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면 결번이라거나 본인이 신청한 적 없다고 발뺌해서 수익이 잡히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2000만 원 장학금 약정 같은 희망찬 소식들을 포스팅에 섞어보기도 했지만, 결국 그건 나한테 큰 의미가 없었다. 상담 1건당 얼마, 이런 식으로 수익이 책정되는데 이게 한 건당 대략 5천 원에서 2만 원 사이를 오가니까, 몇 번 반려당하면 그냥 하루 저녁 날린 기분이다.
끝내지 못하고 미련만 남은 시간들
지금은 전산회계2급교재 같은 건 쳐다도 안 본다. 처음에는 세무사 학원 할인 정보나 전산회계 자격증 따는 법을 알려주면서 나도 같이 공부해서 자격증이나 따볼까 하는 헛된 꿈도 꿨는데, 현실은 블로그 저품질만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최근에는 뉴욕 부동산 세금 관련 기사들도 보면서 이게 나랑 무슨 상관인가 싶기도 하고. 어차피 재택알바라는 게 다 그런 건지, 아니면 내가 요령이 없어서 이런 건지는 잘 모르겠다. 아직도 블로그 구석에는 옛날에 써놓은 회계 자격증 관련 포스팅들이 그대로 남아있는데, 가끔 클릭해보면 수익은커녕 광고만 덕지덕지 붙어 있는 게 보기 싫어서 다 지워버릴까 하다가도 그냥 놔두고 있다. 다음에 또 시간이 나면 제대로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미련 때문인지, 아니면 그냥 귀찮은 건지 나조차도 잘 모르겠다.
뉴욕 부동산 세금 기사 보면서 생각해보니, 저도 처음에는 딱히 관련 없는 회계 지식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엉뚱한 곳에 관심 갖게 됐네.
글 잘 쓰셨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 텅 빈 조회수 때문에 속상했던 기억이 나요.
전산회계2급 교재, 지금은 딱히 보진 않아요. 뉴욕 부동산 세금 기사 보면서 뭔가 연결고리를 찾으려다 더 혼란스러워지는 느낌이네요.